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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가 되기위한 장동건의 노력 [우는 남자] 기자 간담회

14.06.02 12:39

5월 30일 오후 2시 왕십리 CGV. 영화 [우는 남자]의 언론시사회및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간담회에는 이정범 감독과 장동건, 김민희가 참여했다. 흥행에 성공한 [아저씨] 이후의 차기작이란 부담과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 장동건의 액션 연기등. 기대큰 만큼 여러 부담을 안고 작업을 진행해야 했던 제작진의 속내와 영화에 대한 뒷이야기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겠다. 아래는 기자 간담회의 전문으로 스포일러와 관련된 부분은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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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우는 남자]를 만든 계기나 연출 의도가 있다면?
 
이정범 감독
킬러가 나오는 액션영화를 하고 싶었다기 보다 내면의 갈등이나 부침이 있는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동시에 장르적인 쾌감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영화를 고민했다. 그러다 영화 학교를 다닐 때부터 가지고 있던 아이템인 [우는 남자]를 연출하게 됐다.
 
Q2. 장동건은 액션 촬영 하면서 에피소드나 부상이 있었나?
 
장동건
촬영 4개월 전부터 액션을 준비했다. 처음에는 액션의 정확한 합이 짜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2개월 정도 연습을 했다. 무술감독과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데 어느 날 이정범 감독이 보더니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우는 남자]의 액션은 (다른 영화와) 다르다. 보통 액션 영화에서는 주연이 악당을 무찌르면서 오는 통쾌함이 있지만, 이 영화의 액션은 곤이라는 캐릭터가 자기 반성을 하고 스스로를 훈계하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같은 액션이다”라고 말했다. 처음 두 달은 스타일리쉬하고 멋진 액션을 연습했지만, 이 영화의 액션은 몸과 몸을 많이 부딪히는 좀 더 처절한 액션이다. 후반에는 감정적인 것에 맞춰서 액션을 했다.
 
Q3. 김민희는 엄마 역할을 소화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김민희
엄마 역할이라서 힘들었다기 보다는 모경이 가지고 있는 깊고 어둡고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엄마라는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연기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고, 내가 느끼는 것을 표현하면 된다. 이번에도 마음으로 솔직하게 연기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더 진실되게 전달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연기했다.
 
Q4.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 후속작이라는 부담감이 없었나?
 
이정범 감독
당연히 [아저씨]라는 전작이 부담됐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좋은 부담이었다. 비교가 될 것이라는 걸 인지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부담을 털어버렸다. 이제 기자 분들은 영화를 봤기 때문에 말할 수 있지만 [우는 남자]는 그냥 [우는 남자]로 봐주면 좋겠다. 앞으로 다음 작품을 또 찍을 수 있다면, 그 때는 [우는 남자]를 잊고 또 다른 영화에 매진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5. 한국영화이지만 전체적으로 글로벌적인 요소가 많다. 영어 대사가 많고 해외 배우들의 비중이 크다. 그리고 ‘Danny boy’와 같은 서양 음악이 큰 의미로 사용되는데, 특별히 이 같은 설정이 많은 이유를 알고 싶다.
 
이정범 감독
시발점은 [아저씨]와는 다른 액션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한국에서는 불법인 총기 액션을 과연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됐고, 관객에게 이 설정이 설득력 있게 다가가려면 미국이나 외국에서 넘어 온 킬러들과의 총격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곤이 버려진 나라도 미국이 되었고, 킬러들도 외국 킬러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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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장동건은 극 중 영어 대사가 많다.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영어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궁금하다. 차오즈로 나온 브라이언 티와 깊은 우정을 보여줬는데, 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장동건
영화를 보면서 영어 대사에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고 느껴졌나 보다. (웃음) 사실 영어 대사는 이정범 감독과 많이 의논했던 부분이다. 영화 속 캐릭터가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자라서 모국에는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설정이었는데, 곤이 한국말을 하는 것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문제였다. 결국 관객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으면서도 캐릭터 설정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영어를 하는 것으로 이정범 감독과 논의했다. 이 영화를 통해 브라이언 티를 처음 만났다. 그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배우지만 한국적인 정서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다. 가까운 친척들이 부산에 있어서 현장에 놀러 오기도 했다. 현장에서 정말 열심히 작업하는 배우고, 인간적으로 인성이나 성품이 훌륭해 이질감 없이 서로 의지하면서 작업했다.
 
Q7. 이정범 감독은 전작 [아저씨]와 이번 [우는 남자]에서 킬러라는 소재를 사용했는데, 특별한 이유와 계기가 있나? 또한 헐리우드 배우들이 나오는데 이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인지?
 
이정범 감독
[아저씨]는 엄밀히 말하자면 킬러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킬러라는 직업은 죽음과 가장 밀접한 일을 하는 사람이고, 내면의 부침이 치열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극적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킬러라는 설정을 선택했다. 외국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관객들에게 조금 더 이국적인 느낌을 전하고 기존에 없었던 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외국에서도 호평을 받으면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한국 관객에게 인사 드리는 것이 우선이고, 한국 관객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
 
Q8. 장동건은 이번에 킬러 역할에 처음 도전했는데 기존 영화에서의 킬러와 어떤 다른 점이 있나?
 
장동건
‘킬러’하면 떠오르는 도식적인 것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외에 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많이 생각했다. 킬러라는 직업을 떠나 이 남자의 삶, 영화 속에는 등장하지 않는 어릴 적 삶에 대해 고민했고 그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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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김민희는 이 영화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눈물 연기나 감정 연기를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감정 몰입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 것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민희
워낙 깊고 아픈 감정이라 감정을 꺼내기가 힘들었다. 감정 연기를 하기 위해서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글이 내 마음을 움직였던 부분들을 많이 생각했고,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촬영 내내 노력했다.
 
Q10. 장동건은 이정범 감독과 동년배인데 이정범 감독과 작업한 소감이 어떤가?
 
장동건
이정범 감독과는 이번이 첫 작업이었지만 같은 학교 동문이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감독 중 한 명이었다. <열혈남아>, <아저씨> 모두 재미있게 봤다. 장르 영화의 특성 상 어떤 부분은 뻔한 상황과 리액션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나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좋은 의미로 현장에서 배우를 긴장시킨다. 배우 입장에서 배우 안의 뭔가를 더 끄집어 낼 수 있는 좋은 연출가라고 생각한다.
 
Q11. 김민희는 [아저씨]의 김새론을 제외하고 이정범 감독이 처음 만나는 여배우인데 이정범 감독과 작업한 소감이 어떤가?
 
김민희
이정범 감독은 포커페이스인 것 같다. OK는 하지만 표정의 변화가 없고, 배우가 감독의 눈치를 살피게 만든다. 그래서 힘든 감정씬을 더 하겠다고 자진하게 만든다. 배우를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감독이다. 함께 작업하면서 재미있고, 좋고, 따뜻했다.
 
Q12. 개인적으로 영화 속에서의 캐릭터 이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곤, 차오즈, 최모경 등은 흔치 않은 이름이다. 캐릭터의 이름에 대해 생각했던 바가 있나?
 
이정범 감독
나 역시 캐릭터의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감독들이 그럴 것이다. 일단 한 번 들어서 잊혀지지 않는 이름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곤이라는 이름은 외국 이름인지 한국 이름인지 모르다가 마지막에 ‘진곤’이라는 이름이 밝혀지면서 관객들이 한국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지막에 곤이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만든 것이 곤이었다. 최모경도 흔하지 않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서 효과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차오즈 역시 외국 이름들을 고민하다 중국적이면서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이름을 고민해 만들었다.
 
Q13. 영화에서 곤의 나이가 나오지 않지만 곤이라는 인물과 장동건의 실제 나이가 차이가 있어 보인다. 킬러라면 거친 이미지가 있을 텐데, 대중적이고 조각 같은 외모의 소유자인 장동건을 곤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이정범 감독
곤 역할에는 젊음의 정점에 있다기 보다는 나이를 먹어 중후함을 아는 배우가 필요했다. 장동건은 자신의 가정이 있고, 실제로도 아이가 있는데 그 점 역시 곤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요건이었다.
장동건이 조각 미남으로 불리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미남 배우들을 망가뜨리는 것을 좋아한다. (웃음) 다행히도 배우들이 그런 것들을 아쉬워하지 않고 좋아한다.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인간적인 모습들을 끄집어내보고 싶었다.
 
Q14. [아저씨], [우는 남자] 모두 사건의 시작이나 갈등,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는 계기가 어린 소녀에게서 시작된다.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나?
 
이정범 감독
작품 구상은 [우는 남자]가 먼저고 [아저씨]가 나중이었다. [우는 남자]는 10년 도 더 된 이야기다. 아이의 목숨을 빼앗은 킬러가 죄의식을 느끼고 그로 인해 인생이 흔들렸던 남자가 사죄하고 용서를 받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저씨] 보다는 조금 더 깊게, 또는 그 때 못했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아이가 잘못되는 첫 장면은 매우 힘들게 촬영했다.
 
Q15. 김민희의 감정연기 인상적이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후유증 없었나?
 
김민희
4개월 동안 그 감정을 쭉 품고 집중해서인지, 다행히도 촬영이 끝나고 후유증은 없었다. 오히려 촬영기간 동안 촬영을 마치고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후유증이 있었다. 집으로 가면서 생각이 나서 다시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많이 욕심 냈고, 최선을 다했다. 끝내고 나서는 후회 없이 원래의 나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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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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