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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화제작. [한공주]는 어떤 작품?

14.03.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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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2013]
감독:이수진
출연:천우희, 정인선, 김소영, 이영란
 
줄거리
여고생 한공주(천우희)는 전학을 간다. 새학교에서 만난 친구 은희(정인선)는 공주의 노래 실력이 뛰어난 것을 발견하고 아카펠라 동호회에 끌어들인다. 그러나 공주가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보고 이전 학교 학부모들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과연 이전 학교에서 공주에게 무슨일이 있
었던 것일까?
 
[한공주]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작품이었다. 물론, 이 작품이 국제 영화제를 통해 주목을 받으며 서서히 상업영화로 진출하게 되는 일련의 절차를 받게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연이은 국제영화제 초청과 수상 소식 그리고 해외 명사들의 찬사는 이 작품이 심상치 않은 작품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의 무관심 속에 세계인들로 부터 인정받기 시작하며 제2의 [똥파리]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는 [한공주]는 어떤 작품인가?  
 

1.영화제로 이름을 알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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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 영화제 수상당시. 사진의 맨 우측이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
 
[한공주]는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을 통해 최초 공개되었다. 첫선을 보인 영화는' CGV무비꼴라쥬상'과 '시민평론가상'을 거머쥐며 영화제에 큰 주목을 받은 한국영화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39회 독립영화제에 '열혈스태프상(촬영상)'을 수상하며 국내의 평단과 매니아들 사이에 인정을 받게 된 영화는 국제영화제로 활로를 넓히게 된다.
 
[한공주]가 초청받은 처음으로 초청받은 해외 영화제는 '아프리카의 칸느'라 불리는 '모로코 마리케시 국제영화제'였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선보여온 저명한 국제영화제로 이번 영화제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심사위원장으로, 그리고 심사위원으로는 박찬욱 감독,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파티 아킨 감독 등이 맡아 더욱 화제가 되었다. [한공주]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은 이 영화제의 대상에 해당하는 '금별상'을 수상하게 된다. 마라케시의 찬사를 시작으로 [한공주]는 이어진 팜 스프링 국제영화제의 '뉴 보이스/뉴 비전'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고,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대상격인 '타이거상'을 수상,도빌아시아 영화제 심사위원상,국제비평가상,관객상을 수상하는 3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초청과 동시에 전세계 평단과 관객들에게 우호적인 평을 이끌어낸 [한공주]는 13일 개최된 스위스의 프리부르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2.마틴 스콜세지,마리옹 꼬띠아르의 찬사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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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마리옹 꼬띠아르,(우) 마틴 스콜세지 감독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한 헐리웃 스타 엠마 왓슨이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가장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에 올려나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한공주] 또한 영화계의 국제적인 명사들로부터 크게 언급이 되며 주목 받게 되었다. 마리케시 영화제의 심시위원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영화계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힌다." 라고 언급하며 "미장센,이미지,사운드,편집,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 아이에도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기작을 학수고대 하겠다"라며 특별언급을 하기도 했다.
 
[인셉션]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출연한 마리옹 꼬띠아르는 영화와 주연인 천우희를 언급하며  "놀랍도록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이고 감동적이며, 여주인공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라고 평했다.
 
이처럼 한국영화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진출해 좋은 성적과 반응을 이끈 사례는 근래의 상업성에 치우쳐 해외 영화제 초청작이 줄어든 한국 영화계에 큰 화두를 던진 동시에 긍정적인 희망을 보여준 사례였다. 무엇보다 '봉준호,박찬욱,김지운' 감독으로만 대표되었던 충무로에 신예감독 이수진 감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천우희,정인선 신인 여배우들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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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여타의 상업 영화에서 조연과 아역으로 성장중인 신인 여배우들 이었다. 잇따른 수상과 명사들의 언급으로 영화의 주연 천우희는 한순간에 충무로를 비롯한 연애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한없이 당해야 하고 세상의 악의어린 시선에 상처입은 비운의 여고생 '한공주'를 연기한 그녀는 [마더]의 미나, [써니]의 본드녀 그리고 현재 상영중인 [우아한 거짓말]의 미란으로 대중에게 알려졌으며 봉준호,강형철,이한과 같은 실력있는 감독들과 함께 작업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우였다. [한공주]를 통해 호소력 있는 연기로 전세계 평단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전문 연기자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충무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호흡한 정인선도 마찬가지. [매직키드 마수리]의 아역스타로 이름을 알린후, 이후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연기경력을 쌓았다. 특히, 2009년 작품 [카페 느와르]에서 18세의 나이에 임신한 소녀 역할을 거리낌 없이 소화하며 연기자 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후 출연한 [무서운 영화 2], TV 드라마 [빠스껫 볼]을 통해 대중에게도 어필할수 있는 스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외 함께 출연한 김소영,이영란도 영화를 빛내준 혼신의 연기를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기며 앞으로의 한국영화를 더욱 빛내줄 연기파 배우/스타들의 출현을 예고하였다.
 

4.[한공주]가 던지는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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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는 매우 사회적인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다. 영화는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두면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또 다른 폭력에 관해 이야기하며, 희망을 치유할 수 없는 또다른 위험한 시선에 관해 이야기한다. 소녀는 새출발을 하고 싶지만, 세상의 편협한 시각은 그녀를 짓누를 뿐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관찰자 시점으로 이를 지켜보지만, 감정을 불러오는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수준높은 연기는 저절로 감정이입을 불러올 만큼 피부처럼 와닿게한다.
 
이렇듯 스크린에 보이는 영상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우리 모두가 실제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분노할줄만 알고 정작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하고 동정해주지 못하는 비정한 세상, 한 소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라고 용기있게 말하는 것조차 자그맣게 이야기 해야 할 정도로 우리 시대의 초상은 암울하다. 그것은 마치 이준익 감독의 [소원]이 보여준 위험한 설정을 연상케 할 정도다.
 
그러나 그녀 곁에도 희망은 존재할 것이다. 소녀에게 먼저 손을 건넨 새로운 친구와 주변 사람들이 생겼듯이 마음을 열면 누구나 포옹해 줄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듯한 명암이 공존한 영상은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당신은 누군가의 절망이가? 희망인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완성도를 인정받은 '따뜻한' 영화 [한공주]는 4월 개봉예정이며,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무비꼴라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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