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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94 영화들" 추억의 94년 영화들 1부(헐리웃 드라마)

13.11.2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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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응답하라 1994> 홈페이지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에는 심심치 않게 그 시대의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주인공 성나정(고아라)이 영화동아리 회원인 점도 있거니와 드라마에도 언급되었던 '키노','씨네 21'과 같은 영화 잡지들이 등장한 시기로 '영화'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문화 콘텐츠였다. 드라마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통해 그 시대의 아련한 추억을 되돌아보게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본의 아니게 94년 영화들을 떠오르게 된 것은 그 당시 시네마/비디오 키드의 어쩔수 없는 본능 이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성나정의 남편이 누구인가?" 를 찾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90년대를 함께산 영화팬들에게 있어 이 시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드라마속 주인공들이 아련했던 94년을 추억했듯이 영화팬들도 그때 그시절의 영화들을 향해 추억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우선 그 시작은 90년대의 감성을 상징하는 드라마 작품을 우선으로 살펴보겠다. (1994년 국내에 개봉한 영화들을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1.포레스트 검프 (94.10.15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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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로버트 저메키스
출연:톰 행크스,로빈 라이트,게리 시니즈
 
 
[포레스트 검프]는 요즘도 케이블 TV를 통해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화자 되고 있는 작품이다. 미국 역사의 격변기였던 6,70년대를 배경으로 남들보다 지능이 떨어지지만 순수한 마음과 긍정적인 희망을 품고 있는 '포레스트 검프'를 통해 우리 마음속의순수에 관해 이야기 한다. 냉전,월남전,암살,대통령 탄핵등 혼란속의 미국 현대사속에 검프의 주변인들은 최후를 맞이하지만 '검프'는 이러한 비극을 자신만의 순수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아이 어른'이다.
 
미국 현대사의 한가운데에 머물며 대스타로 성장하는 원작소설과 달리(원작의 검프는 정계까지 진출하려 한다.) 영화속 검프는 첫사랑인 '제니'만을 바라보는 순수한 로맨티스트로 그려진다. 혼란의 역사속 모두들 미쳐가고 방황했지만 바보 검프는 '순수'를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공허함은 성공한 후에도 남아있다.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여전히 미국인들의 상징적인 소설로 불리우는 이유는 오로지 한 여자를 위한 사랑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한 남자의 집착이 알고보니 그 누구보다도 '순수'했기 때문이다.
 
검프는 그러한 혼란의 시기속에 '순수'와'사랑'을 잃지 않은 한 인간의 초상이었다. 온갖 거짓과 속임수가 판치며 모두가 망가졌지만 착하고 순수한 검프의 성공과 사랑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가 흐뭇했던것은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고 싶었던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포레스트 검프]가 개봉된 94년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시기로 그들만의 정서와 향수를 교감하고 연결하는 데 있어서 이 영화는 하나의 매개체였던 셈이었다. 
 
P.S: [포레스트 검프]를 달리 해석하는 사람들은 로버트 저매키스 감독의 보수적인 성향을 언급하며 검프를 미국의 '보수'로 제니와 같은 '급진적 성향'의 여성을 '진보'로 해석하며, 결국 역사의 흐름에 그대로 순응한 '보수의 승리'를 그린 작품이라고 평하며 작품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2.쉰들러 리스트 (94.3.5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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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스티븐 스필버그
출연:리암 니슨, 벤 킹슬리, 랄프 파인즈, 캐롤라인 구달
 
 
유태인 출신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이 2차 세계대전의 유태인 탄압을 그린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 생각했다. 이제는 아픈 역사의 현장이 된 수용소를 돌아보며 스필버그는 자신들의 부모,할아버지 세대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체감하게 되었고 곧바로 영화 제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나치 독일의 유태인 학살에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부으며 그들을 구했던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독일인들을 단합시킨다는 명분하에 나치는 유태인과 집시와 같은 제3인종들을 증오의 대상으로 규정한다.
 
모두가 광기와 광분으로 죄 없는 사람들을 학살할 때 독일인 쉰들러는 유일하게 인간의 이성을 지켜내며 그들을 보호하려 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되고 피를 보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을 강조한 듯 시종일관 흑백 화면을 유지하던 영화는 유일하게 어린 소녀의 빨간 옷색깔과 흘리는 피를 컬러로 그려내는데 이는 오로지 영화속의 쉰들러만이 바라볼수 있는 색깔이었다. 그만큼 그는 광기의 시대에 살아있는 유일한 진실이자 양심이었다. 조건없는 인간애(愛)로 수천명의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낸 선한 사마리아인 '쉰들러'를 통해 우리는 또 한번의 광기의 시대가 온다해도 모두가 악해지지 않을거란 희망을 가질수 있었다.
 

3.길버트 그레이프 (94.6.11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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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라세 할스트롬
출연: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개인적으로 1994년을 대표하는 드라마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를 언급하고 싶었다. 이제는 어엿한 헐리웃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중년이된 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젋고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재미가 있었고 당시 최고의 꽃미남인 조니 뎁의 매력적인 외모와 더불어 소년 디카프리오의 저능아 동생 연기는 지금 돌이켜 봐도 너무나도 인상적 이었다. 한창 꿈많은 청춘인 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된 길버트를 통해 가족애와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 영화는 모든것이 사랑스럽다. 청춘이란 이제는 자기에게 속해진 짐과 오랜 터전을 벗어던지고 자신이 꿈꾸는 길을 향해 나아가는 거라 생각하지만, 때로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시기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뒤늦게 청소년이 되면서 한참 후에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잠시나마 증오의 대상이기도 했던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할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영화였다. 필자를 철들게 해준 청춘 영화라고 할까.
 

4.아버지의 이름으로(94.4.2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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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짐 쉐리단
출연:다니엘 데이 루이스, 엠마 톰슨,피트 포스틀스웨이트,코린 레드그레이브
 
 
94년 지금은 사라진 버스정류장 주변의 영화 홍보 포스터들 간판대들 사이로 한 남자의 얼굴을 포스터로 삼은 영화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제목 또한 매우 의미시장한 문구인 '아버지의 이름으로' 였다. 어렸을때라 그때는 이게 무슨 영화인지 몰랐지만 나중에야 이 배우가 다니엘 데이 루이스란 사실과 당대 최고의 연기는 물론이고 엄청난 감동과 파장을 일으켰던 작품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유럽의 현대사에서 가장 씨끄러운 장소인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영국경찰의 음모로 IRA 테러리스트로 몰려 15년 동안 감옥에 갇힌 북아일랜드인 개리 콜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영화 초반 사사건건 아버지와 갈등을 일으키는 철없는 망나니 청춘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게된 피해자,그리고 아버지의 죽음을 감옥에서 지켜봐야 했던 아들,아버지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진실을 위한 투쟁을 벌이는 남자를 멋있게 연기했다. 이 영화는 전작인 [나의 왼발]과 함께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돌이켜 보면 영화속 그의 연기는 실제적 주인공을 생생하게 고증했다기 보다는 한 남자의 성숙한 성장을 단계적으로 보여주었기에 많은 영화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길수 있었던 것 같았다. 때문에 이 영화의 포스터는 94년 영화계를 대표하는 얼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5.완전한 세상(94.1.15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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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케빈 코스트너, 클린트 이스트우드,로라 던, T.J. 로우더
 
 
'여호와의 증인' 출신의 홀어머니 밑에서 엄격하게 자라야 했던 소년(T.J. 로우더)과 탈옥수(케빈 코스트너)가 인질관계로 만나 도피를 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부자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평범한 소년의 시각에서 추억을 쌓고 싶었던 소년과 어린시절의 추억이 눈꼼만큼도 없이 암울했던 성인이 하나가 되면서 그들이 원한 '완전한 세상'을 만들려 했으나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을 정도로 잔인했다. 아이와 어른의 교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는 그 어느때보다 우리를 '순수한 세상'으로 이끌어 준다. 영화 [완전한 세상]은 이러한 '교감'을 통해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우리의 현실속 '평범함'의 귀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의외로 94년을 대표하는 드라마로 이 영화를 꼽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명작중 하나였다.
 

지금 돌이켜 보면 위에 언급된 5편의 드라마들에는 묘한 공통점들이 있었다. 주인공들은 현실 도피적 이거나 애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세계속의 평범함을 거부하려 했으나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되고 성장하게 된다. 잔인하고 냉혹한 현실이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 성인 세대의 아름다움을 긍정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지금의 이 영화들은 현재도 화자되고 있는것 같다. 아직까지 90년대의 사람들은 희망을 이야기 하며 지금의 밝은 내일을 꿈꿔고 싶었던것 같다. 그 꿈을 꾸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때 그 시절의 영화들은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의 매개체였다. 다음 이시간에도 우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94년 영화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사진=tvn,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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