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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다양한 얼굴들

13.10.30 13:34

어느 날 갑자기, 이 남자는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영국출신의 이 배우는 [어톤먼트]와 [천일의 스캔들] 등의 영화에서 조연급으로 활약하던 연기자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 BBC에서 방영된 추리 드라마 [셜록]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드라마 [셜록]은 코난 도일의 전설의 추리소설 '셜록 홈즈'를 모티브로 하여, 현대를 살고 있는 사설 탐정 '셜록'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파이프 담배 대신 니코틴 패치를 부착한 채 말도 안되게 빠른 속도로 논리를 늘어놓는 셜록은 대다수의 천재가 그렇듯 다른이의 감정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입니다. 셜록 시즌1, 1화에서 경찰은 셜록과 동거하게 된 왓슨 박사에게 말합니다. "그는 잠재적 살인범이다" 라고. 셜록이 이토록 매력적이게 그려질 수 있었던 것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냉정하고 이지적이며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셜록을 완벽하게 표현 해 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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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드 '셜록'에서 셜록을 연기하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우)와 왓슨박사를 연기하는 마틴 프리먼(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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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계급'에서 줄리안 어산지로 분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타트렉 다크니스'와는 다른 백발이 인상적이다
 
드라마와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기이한 캐릭터라고 평가받는 '셜록',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특히 사랑받는 것은 사람을 사로잡는 그의 연기력 때문입니다.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유리벽을 사이에 둔 채 커크(크리스 파인 분)를 바라보며 특유의 어둡고 낮은 목소리로 "캡틴"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순간 누가 악당이고 누가 선인인지를 헷갈리게 만듭니다. 그런가하면 그는 다양한 영화에서 지적인 천재로 분하기도 합니다. 그는 하워드 데이비스 감독의 영화 [코펜하겐]에서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창안한 과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를 연기했습니다. 최근에는 줄리안 어산지의 친필 편지로 화제가 되었던 [제 5계급]에서위키리스크의 창시자 '줄리안 어산지'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호킹]에서는 천재 박사 스티븐 호킹으로 분해 천재형 이미지와 드러내지 않았던 연기력을 세상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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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 호스'의 주역 베네딕트 컴버배치(좌), 톰 히들스턴(우)
두 사람은 이 영화를 계기로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연기에 엄청난 열정을 가진 배우로도 유명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워 호스]에서 그는 짧지만 기품있는 영국군 대위, 스튜어트로 분했습니다.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부터 부대원을 모두 잃고 칼을 떨구는 실패한 지휘관까지. 그는 이 영화에서 짧지만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보이며 다시한번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킵니다. 그런가 하면 북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파이로 분했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서는 시대와 감정을 잘 살리기 위해 모로코로 혼자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혼자 에사우이라의 밤거리를 걸었다. 길럼이 어떤 사람이었을지를 상상하면서." 한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는 그가 얼마나 자신의 배역에 열렬히 몰입하는지를 짐작케 합니다. 한편 새롭게 개봉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사악한 용 스마우그를 연기하게 된 베네딕트는 런던 동물원을 돌아다니며 코모두 도마뱀의 표정과 행동을 관찰하며 배역(?)에 대해 연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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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에서 사악한 용 '스마우그'를 연기하는 베네딕트 컴버배치
피터 잭슨 감독은 따로 연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베네딕트는 표정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연기까지 선보이며 촬영을 도왔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이 남자의 평소 모습은 어떨까요?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스코티' 역할을 맡았던 배우 사이몬 페그는 인터뷰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참 재미있는 동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평소에는 "안....안녕하쪄염. 베네딕트예염"라고 어눌하게 말하고 이상하게 몸짓을 자주 하던 베네딕트는 카메라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 섹시해지고 빛나며 엄청난 천재로 변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감독의 '컷' 싸인이 나면 다시 원래의 베네딕트로 돌아가 "저 잘해쪄염?"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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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수달의 비교사진
컴버배치 역시 팬들이 자신을 '수달'이라 칭하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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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잘생김이 비에 씻겨나가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기 때문일까요? 그를 칭하는 별명 역시 다양합니다. 화들짝 놀란 일어선 미어캣, 육턱요정, 수달, 나무늘보, 그리고 긴 얼굴을 놀리는 별명인 '오이'(cumberbatch의 앞에 cu를 붙이면 오이라는 뜻의 cucumber가 된다)까지. 사실 전세계 모든 팬들이 인정하는 사실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못생겼다'라는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포털사이트 검색에 베네딕트 컴버베치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베네딕트 컴버베치 못생김'이라는 단어가 함께 뜰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베네딕트 본인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어린시절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이래서야 어떻게 여자의 마음을 얻을 수있겠냐"고 한탄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팬들은 심지어 그를 가리켜 '잘생김을 연기한다'고 놀리기도 합니다. 다수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냉정하고 이지적인 매력을 뽐내지만 이 모든게 정말 '연기'이기 때문이지요. 촬영장 파파라치나 레드카펫 사진 속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동전을 양쪽 눈 위에 올리고 장난을 치고, 아무데서나 트레이드 마크인 '육턱'을 드러내 보이는 소탈한 배우입니다.
 
한편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지극한 팬 사랑으로도 유명한데요. 그의 팬 클럽 이름은 'cumberbitch'입니다. 이 때 bitch는 암캐, 개 같은 것을 뜻하는 비속어입니다. '컴버배치'와 비슷한 어감의 '컴버빗치'는 어반 딕셔너리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진 팬덤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어반 딕셔너리에 따르면 멋지고 아름다우며 재능 넘치는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사랑하면 누구나 컴버 '빗치'로 불리는 나쁜 여자가 될 수 있다는군요. 한편 베네딕트는 언제 어디서나 팬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며 진정한 '조련남'으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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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최근 영국 엠파이어지의 설문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무비스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무한한 얼굴을 가진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그의 무궁무진한 발전이 기대됩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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